에어푸르트에서의 루터

“에어푸르트는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곳에는 마땅히 도시가 형성되어야 한다”라고 루터가 말했다고 합니다.
독일의 중부지방에 위치한 에어푸르트는 오늘날 튀링엔 주의 수도로, 여러분 모두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어푸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시가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중세 도심 가운데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입니다. 이 도시는 742년에 보니파치우스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은 부유한 명문가 저택과 세심하게 복고된 중세 목골조(木骨造) 건물, 여러 수도원과 교회들이 한 데 어울려 빚어내는 조화로운 도시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 덕분에 에어푸르트는 ‘튀링엔의 로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돔베르크에는 마리아 성당과 세베루스 교회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이 돋보입니다. 500년도 더 된 성당의 종 “글로리사”는 자유롭게 울리는 중세 시대 종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이라고 합니다.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크레머다리’는 유럽에서도 유일무이한 진기한 다리로 길이가 120미터에 달합니다. 다리 위에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이런 유형의 건축물 중에서는, 이 다리가 유럽에서 가장 긴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32개의 집이 이 다리 위에 있습니다.

건축․문화사적으로 귀중한 또 다른 건축물로는 중부 유럽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중세 유대교회(1100년 경)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교회 발굴 작업에서 엄청난 양의 유대 금은화가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현재 이 교회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돔베르크 바로 가까이에 요새가 있는데, 바로크식 도시 성곽 중 이렇게 잘 보존된 것으로는 중부 유럽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이 요새에서는 미로 같이 넓게 분포된 광맥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루터의 도시, 대성당의 도시, 대학 도시로서 풍부한 전통을 지니고 있는 에어푸르트는 상공업에 중요한 두 개의 길이 만나는 접점에 형성된 도시입니다. ‘왕의 길’이라는 뜻을 가진 ‘비아 레기아(via regia)’와 왕의 호송 행렬이 지나던 길도 에어푸르트를 지나고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광장들이 남아있는 매력적인 에어푸르트 구시가에는 중세적인 구조가 대체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이곳은 독일의 도시 축조술을 잘 보여주어, 건축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심하게 잘 복구된 가옥들은 그림 같은 배경을 선사하고 있으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에어푸르트는 독일 역사적 도시들의 연합인 “독일 역사의 하이라이트”에 속해 있는 도시입니다.
변화무쌍한 역사 속에서도 에어푸르트는 튀링엔 주의 학술적, 정신적, 문화적, 정치적인 중심지로 부상했는데, 시대 정신을 이끌었던 유명한 인물들도 에어푸르트를 거쳐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에어푸르트를 찾은 인물로는 마틴 루터, 아담 리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프리드리히 폰 쉴러, 빌헬름 폰 훔볼트,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러시아의 대제 알렉산더 1세, 나폴레옹 등이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이나 옛 대학 건물, 황실 등의 역사적 건물은 잘 복구되어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1392년에 설립된 에어푸르트 대학은 오늘날 독일 영토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대학이라고 합니다. 이 대학에서 공부한 학생 중 가장 유명한 학생이 바로 마틴 루터입니다.

에어푸르트는 젊은 루터에게 정신적인 고향이 되었습니다. 1505년 루터는 이 대학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습니다. 이후 그는 에어푸르트 근처에서 루터는 번개를 체험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수도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거기서 살아남은 데 대한 감사로 그는 1505년에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으로 들어가 수도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루터는 이 수도원에서 1511년까지 체류하였으며, 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습니다. 에어푸르트를 떠나도 그는 늘 다시 이 도시로 돌아오곤 했는데, 대학 부속 교회나 미카엘 교회 등에서 열광하는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했다고 합니다. 옛 에어푸르트 대학의 본관 건물인 “콜레기움 마이우스”에서 그는 약 500년 전에 학생으로 등록을 했다고 합니다.

매년 11월 10일 에어푸르트에서는 마틴 루터 추모 행사가 열립니다. 수천 명의 에어푸르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성당 광장으로 모여 마틴 루터의 생일을 축하하며 성자 루터를 기리는데, 이때 대성당 앞 광장은 수많은 촛불로 빛의 바다를 연출합니다. 그날 하루 동안 그밖에도 많은 행사와 예배가 여러 교회와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서 열립니다.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리는 ‘마틴 장터’도 전통 있는 행사입니다.

콘서트와 전시회에서부터 오페라와 연극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연중 행사 프로그램으로 에어푸르트는 언제나 여러분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여러 교회와 역사적인 행사장에서 ‘튀링엔 바흐 음악 주간’ 행사가 열립니다. 오르간 음악과 교회 음악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그 밖의 행사로는, 대성당에서 열리는 ‘국제 오르간 콘서트 및 콩쿨’이나 ‘교회음악 주간’ 행사 등이 있습니다.
6월의 한 주말에는, 튀링엔에서 가장 큰 구시가 축제인 ‘크레머다리 축제’가 펼쳐집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마술사나 수공예품, 중세적인 복장과 음악 등을 접할 수 있는데, 구시가 전체가 온통 중세 도시로 변합니다.
여름에 열리는 ‘대성당 계단 축제’ 때에는 성모 마리아 성당과 성 세베루스 교회로 오르는 70개의 계단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 축제무대가 됩니다.

에어푸르트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15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데, 이 기간에는 나무로 지어진 작은 상점 200여 개가 성당 앞 광장과 전체 시내 곳곳에 마련됩니다. 크리스마스 음악과 전통 수공예품, 향토 음식들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4주 내내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에어푸르트에는 1270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에어푸르트에 오시면 여러분들은 이 기나긴 역사에 분명 매료되실 것입니다.